저에겐 사촌오빠 한 명이 있는데요 좀 문제가 있는게.. 이 오빠는 소위 명문대를 나왔습니다 (sky중 하나지요..) 그런데 몇년 째 고시를 실패해서 지금은 백수로 지내는 그런 사람입니다 나이는 이제 35이 되었구요..
예전에는 명문대생이랍시고 아직 고등학생이었던 제 언니랑 저랑 캠퍼스로 불러서 먹을 것도 사주고 했었지만 이젠 오랜 옛날 얘기구요
솔직히 추석같이 온친척 다 모이는 날에는 이 오빠때매 좀 분위기가 안좋을 수 밖에 없죠.. 위로나 격려도 한계가 있지..할 말도 딱히 없어지고..
아무튼 사건의 발단은 저희 언니 애기 돌잔치가 지난 주에 있었습니다.
전 제 남편하고 잔치 음식점으로 갔었는데 마침 이 오빠가 문앞에 있더군요
근데 우리부부를 보자마자 오더니 웃으면서 '오 왔어??' 하고는
제 신랑 손을 대뜸 잡고는
'결혼식 때 만나고 첨이네! 잘 지냈어?'
하고 제 신랑한테 반말로 물어보는 거였습니다..
결혼식 때는 피로연 자리에서 전체적으로 친척들한테 인사하느라고 실제 둘이 만나는건 처음인 순간이었죠 그래서 제 신랑이 기분이 나빠서
'초면에 반말은 좀 아닌거 같네요' 라고 했는데 주변이 좀 시끄러워서 잘 못들었는지 제 사촌오빠는 '응? 응? '하고 속없이 계속 웃으면서 되물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신랑이 좀 큰소리로
'초면에 반말하시는건 예의가 아닌거 같습니다' 라고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솔직히 결혼하고 우리 부부 둘이 뉴스같은거 보다가 고시원 나오고 고시관련 뉴스가 나오면 저희 둘이서만 이 오빠얘기 가끔 했었거든요. 저 나이 먹고 아직 저러고 있는게 좀 한심하다는 얘기를 한두번 나눴지요. 사실이니까요 그래서 그렇게 한심하다 느끼는 사람에게 초면에 반말로 아랫사람 대하듯 하는걸 당하니 저희 신랑으로선 당연히 기분이 나쁠 수 밖에요..
제 사촌오빠는 표정이 약간 일그러지더니 '나이로도 내가 위고, 항렬상으로도 윗사람인데 반말하는게 그렇게 기분나뻤니?' 라고 계속 반말로 되묻더군요.
동물들의 싸움, 글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 신랑이 '참나' 하고 고개를 돌려버리니까 이 오빠가 이젠 저한테
' 니 남편이 비정상적으로 행동하면 너라도 나서서 뭐라 말해야 하는거 아니니? 너도 같은생각인거야?' 라며 어이없다는 듯이 웃더니 그냥 음식점 안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잔치가 끝나고 제 아빠가 어떻게 들으셨는지 제 신랑 부르시곤 막 호통치시면서
혼내시는데
고모댁 찾아가서 사과드리지 않으면 다신 앞에 나타나지도 말라며 역정을 내셨어요..
솔직히 초면에 예의없이 군건 사촌오빠인데 제 신랑하고 저한테만 뭐라 그러시니 너무 야속하고...
그런일을 또 아주 곡해해서 제 아빠에게 일러바쳤을 사촌오빠를 생각하니 진짜 저런사람이었나 더욱 실망스럽고 경멸스럽기까지 하네요..
제 신랑은 나름 수입차딜러 회사에서 과장직급 달고 사회생활하는 사람인데
아무 이룬것없이 솔직히 말해 밥만 축낸다고 말하는게 맞는 그런 사람이 나이 , 항렬 떠나서
초면에 아랫사람 대하듯이 반말을 한다는게 상식적으로 맞는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옛날에야 사촌지간이라면 가깝다고 생각했지.. 요새는 서로 얼굴보는 일도 드문, 거의 남인데..
이렇게 합리적으로 생각해보지도 않으시곤 아직도 유교적인 논리만 내세워서
저희 부부한테 저러시는 부모님도 너무 원망스럽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