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신촌에서 이재명 지원유세 도중 한 70대 남성이 뒤에서 휘두른 둔기에 머리를 다쳤습니다. 가해자는 70대 유튜버 표삿갓 TV 로 파악됐습니다.
2022년 3월 7일 민주당에 따르면 송 대표는 당 관계자들과 함께 신촌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중 ‘표삿갓TV’라는 팻말을 걸고 휴대폰 촬영을 하던 유튜버 A(70)씨로부터 수차례 머리를 가격 당했습니다. A씨는 검은색 비닐봉투에 싸여있던 망치를 휘두른 것으로 추정됩니다. 민주당이 제공한 영상에 따르면 송 대표가 막 현장에 도착해 일행과 이동 중인 사이 뒤에서 달려든 "표삿갓TV" A씨가 왼손으로 영상을 찍으면서 다른 손으로 송 대표를 가격합니다. A씨는 셀카봉을 든 채 촬영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현장에서 계속된 유세에서 “망치같이 앞부분이 뾰족한 물체로 송 대표의 머리를 내리찍었다”고 말했는데요. 가해자는 즉각 현장에서 제압돼 경찰에 공직선거법 위반(선거운동 방해)과 특수상해 등 혐의로 현행범 체포돼 서울서대문경찰서로 연행되었습니다. 가해자는 송 대표를 가격한 직후 "한미 군사훈련을 반대한다", "청년들에게 이런 세상을 물려줄 수 없다"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송 대표는 머리가 찢어져 지혈 등 응급처치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선대위는 “송 대표가 세브란스병원에서 봉합 치료를 받았다”면서 “오늘 일정을 취소하고 진료를 받고 안정을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지역 유세 중인 이재명 후보는 피습 소식을 접한 뒤 송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건강 상태와 안부를 물었다고 민주당은 전했습니다. 민주당은 이어 “가해자 A씨는 서대문 경찰서에서 수사를 받는 중”이라면서 ”사건 경위는 수사기관에서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해자는 '표삿갓'이라는 판넬을 매단 채로 범행을 해, 유튜브의 '표삿갓TV'와 동일 인물로 추정됩니다. 범행일인 2022년 3월 7일 이전까진 구독자 100여명 정도의 소규모 유튜버였으나 사건 이후로는 폭발적으로 1670명까지 올라갔습니다. 대다수 내용은 '종전선언을 완수하라', '종전선언은 시대적 사명이다' 등이며 구독하고 있는 채널을 표시한 페이지에는 뉴스썰TV, 최현준TV, 이재명, 서울의소리, 길잡이부동산TV, 추미애TV, JTBC 뉴스 채널, 시사타파 TV 등 친민주당계 유튜버 채널들을 구독하고 있는 채널입니다.
민주당 지지자가 왜 이재명 지원유세를 하고있는 민주당 대표를 습격했는지 의아해할 수 있는데, 극단적인 민족주의자는 기본적으로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민주당계 정당을 혐오한다고 합니다. 2021년 8월에는 송영길을 민족반역자라고 부르는 영상이 다수 업로드되었는데, 북한의 한미연합훈련 취소 요구에 송영길이 훈련은 예정대로 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남북통일을 막았다고 비난하는 내용입니다. 또 다른 영상에서 더불어민주당의 2022년 3월 재보궐선거 무공천 결정에 불만을 품고 '국민의힘에 공으로 의석을 넘겨준다'는 식의 발언을 하는 등 이재명 후보 지지와 별개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큰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송영길 대표님이 유세도중 표삿갓TV라는 유튜버에 의해 둔기로 피습되셨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해당 유튜버의 채널을 보니 오랜 기간 송대표님을 따라다닌 것 같은데 계획된 범죄인 것 같다”고 주장했는데요. 이어 “병원으로 이동하셨다고 하는데 무탈하시길 기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부산 창선삼거리 유세에서 "송 대표가 서울에서 유세하다가 괴한에게 뒷머리를 뭔가로 맞아 입원하셨다"며 "폭력은 소중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행위로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후보는 청중을 향해 "송 대표가 전에도 발목을 다쳐 목발 투혼 선거운동을 하셨는데"라며 "빨리 회복해 복귀하도록 격려의 박수를 부탁한다"며 송 대표의 쾌유를 기원했습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폭력은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 결코 있어선 안된다"며 입장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