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17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가 행사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다음 달 5월 10일 열리는 윤 당선인 취임식에는 역대 최대 예산인 약 33억 원이 쓰일 전망입니다.
김연주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 대변인은 2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기자회견장에서 "취임식 초청 인원이 4만 1000명으로 확정됐다"라고 밝히면서 "기존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작은 규모를 구상했지만, 지난 18일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초청 인원이 더 늘어났다"라고 부연 설명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해외 귀빈 초청과 관련해 "한국에 상주하는 외교 사절 140여 명 중 대부분이 참석 의사를 표시해왔다"라며 "비상주 외교사절, 재외 동포 등 세부 초청 대상은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김 대변인 브리핑 내용에 따르면 이번 취임식에는 관례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포함한 전직 대통령도 초청되었으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등 전직 대통령 가족도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8일~14일 취임식 참여를 신청한 국민은 오는 25일 추첨을 통해 그 여부가 결정되며 결과는 29일 인수위 홈페이지 취임준비위 코너에서 확인할 수 있고, 초청장은 다음 달 2일부터 우편으로 발송됩니다.
취임식은 10일 새벽 12시 임기 개시를 알리는 보신각 타종 행사로 시작되는데요. 오전에 당선인의 자택 앞에서 간단한 축하 행사도 열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는 통상 취임일에는 기존 주거지 이웃들이 환송하는 행사가 있었다는 게 취임준비위 측 설명입니다.
이어 윤 당선인은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오전 11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진행되는 취임식 본식에 참석합니다. 당선인이 도착하기 1시간 전부터 식전 행사가 치러질 예정이며 본식은 약 1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용산 집무실 시대를 여는 기념행사와 만찬 등이 마련됩니다.
김 대변인은 "많은 인원이 참석하는 만큼 실외 행사라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기념품으로 마스크를 나눠줄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취임식에는 약 33억 원 예산이 편성된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행정안전부가 지난 19일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마감한 '제20대 대통령 취임 행사 대행' 공고에 따르면 해당 공고 입찰금액은 33억 원이었으며 이 예산에는 무대 설치, 영상 제작,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 공연 등 운영비, 프로그램 기획비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역대 대통령 취임식 중 가장 큰 비용이 투입된다는 지적에 김 대변인은 "물가 상승률로 인해 매번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라고 입장을 밝혔는데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바로 임기를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은 행사 없이 선서 위주로 취임식을 진행했었으며, 당시 국회 로텐더홀에 약 500명을 초청해 약식으로 치렀습니다.
▼이전 대통령 취임식 규모▼
문재인 | 행사없이 선서 위주로 취임식, 500명 초청 |
박근혜 | 예산 31억원, 7만 명 초청 |
이명박 | 예산 24억원, 6만 명 초청 |
노무현 | 예산 20억원, 4만8천명 초청 |
김대중 | 예산 14억원, 4만5천명 초청 |
김영삼 | 예산 10억원, 3만8천명 초청 |
윤 당선인은 또 외교사절단이 참석하는 취임식 만찬을 서울 한 호텔에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날 헤럴드경제는 정부 관계자 말을 빌려 "외빈 초청 만찬을 서울 시내 모 호텔에서 하기로 하고 외교부와 협의 중이다. 윤 당선인 측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에 따라 청와대가 취임일부터 개방되면서 청와대 밖에서 외빈 만찬을 하기로 했다"라고 전했습니다.
매체는 또 윤 당선인 측이 외빈 의전용으로 벤츠 'S클래스' 등 차량 500여대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매체 설명에 따르면 총 558대 차량이 의전에 투입되며, 여기에 드는 예산은 2억 3753만원 정도입니다. 차량은 벤츠 24대, 현대 제네시스 'G90'급 세단 237대, 'G80'급 184대 등이며, 계약된 차량은 5월 7일~12일 사이 국내에 온 외빈들이 한국에서 머물고 출국할 때까지 쓰이게 됩니다.
취임 당일에는 138대가 의전용으로 이용됩니다.
한편 이번 취임식에는 납북자 가족,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대그룹 총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등 다양한 이들이 초청됐습니다.
동아일보는 지난 11일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한친선협회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고, 이때 초청 의사를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가와무라 회장이 귀국 후 지난 19일 일본 총리 관저를 방문해 이런 내용을 기시다 총리에게 전했고, 윤 당선인 측 바람을 기시다 총리도 알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