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경찰대 졸업했다고 경위 임관하는 것은 불공정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1965년생)이 지난 26일 "경찰대를 졸업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경위로 임관되는 게 공정하냐"고 비판했는데요.

이 장관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첫 업무보고를 한 뒤 열린 브리핑에서 "경찰대 폐지를 검토하거나 계획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윤대통령에에 업무보고를 하는 이상민 행안부장관, 대통령실

이상민 장관은 "어떤 평가나 공개적인 경쟁에 의하지 않고 특정 대학을 졸업했다는 사실 만으로, 요즘 공무원이 되기 힘든데 7급 공무원(경위)으로 자동 임용된다는 게 불공정의 시작"이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주장하게 된 근거로는, 작년 8월 기준 경무관 77명 중 59명(74.7%)이 경찰대 출신이고, 총경의 경우 600여명 가운데 경찰대 출신이 절반이 넘는 것을 들었습니다.

최소한 출발선은 맞춰야

그러면서 "시험이나 평가를 거쳐서 7급 공무원이 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스타트라인부터 자동으로 7급이 되는 것은 9급 순경부터 시작한 분들과 출발선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것이 문제"라면서 "최소한 출발선은 맞춰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밝혔습니다.

경찰대 폐지와 관련해서는 "많은 분들의 의견을 총체적으로 듣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면서 "국회의 논의도 중요하고 경찰의 내부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지혜를 모아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경찰대학교 임관식,졸업식

이상민 장관은 "윤 대통령이 공약으로 말한 경무관급 이상 고위직의 20%를 (순경 출신으로) 보장하는 부분도 이 문제가 해결되면 자동으로 해결되지 않나 싶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사관학교는 공정한가

이후 이상민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 반론이 제기됐는데요. 이 장관의 주장과 달리 졸업과 동시에 공무원 임용 혜택을 주고 있는 대학이 경찰대 외에도 많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임관식

대표적으로 졸업자 전원이 역시 7급(소위)으로 임관되는 육해공군 사관학교가 있으며, 교통대학교의 운항학과 역시 졸업과 동시에 소위로 임관하고 중등비행훈련에 돌입하게 됩니다. 이 외에도 최근에는 일반 4년제 대학에서도 초급 장교로 바로 임용되는 경우가 생겼는데요.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세종대 국방시스템공학과, 아주대 국방디지털융합학과, 한양대 국방정보공학과, 충남대 해양안보학과 등의 졸업생은 각 군과의 계약에 의해서 졸업과 동시에 소위로서 의무복무를 하게 됩니다.

교통대학교 항공운항학과 수업 장면

이상민 장관의 "경찰대 경위와 순경 간 직급 차이가 시작부터 과하게 난다"는 주장에도 '주요 국가고시의 설계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7월 27일(수) 오전 정부서울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육사 같은 경우 잘 알지 못한다. 그에 대해서는 국방부 장관에게 문의하면 될 것"이라며 "육사는 잘 모르겠지만 행시는 시험을 보지 않나. 어떤 대학 졸업 사실 자체로 자동으로 남들 20년 걸려야 갈 수 있는 자리부터 시작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별개의 사안을 섞어 갈라치기 유도하는 것 아니냐

경찰 내부에서는 별개의 사안을 섞어 ‘갈라치기’를 유도하는 전략에 맞서야 한다는 반응이 나왔는데요. 경찰대 출신이 아닌 한 경찰청 간부는 “경찰대 출신들이 경찰 정책을 결정하는 본청 주요직책에 배치돼있고 조직이 흔들릴 때마다 ‘경찰 엘리트’로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밀어주고 끌어주는 ‘경찰대 카르텔’과 총경 회의 등을 같은 선상에 두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경찰 내부망에는 “본질을 벗어나 특정 출신과 일반 출신의 분열을 유도하는 전형적인 전술”이라며 “이번만큼은 모래알 조직이라는 오명을 벗었으면 한다”는 글도 올라왔는데요. 이는 경찰국 신설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이 강해지자 경찰 내부를 분열시키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약력

한편 경찰대학 출신이 졸업하면서 경위로 임관하는것이 문제라고 말한 이상민 장관의 약력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986.10. 28회 사시합격

1987.2. 서울대 법과대학 졸업

1989.6. 공군본부 군법무관 중위로 임관

1992~2007. 판사

2007.2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2021.11 건국대 행정대학원 초빙교수

2022.5. 제4대 행정안전부장관

 

사시를 합격했다는 이유만으로 소위가 아닌 중위로 임관하는 것도 불공정하고 판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법무법인에 변호사로 가는 것도 불공정하고 서울대 법과대학을 나왔다는 이유로 현재 장관을 하고 있는 것 역시 불공정한 것 아닌가 합니다.

당초 120명씩 선발하다가 남녀구분 없이 50명으로 정원도 줄고 학업 도중 휴학 후 군대도 갔다와야 하고(이 경우 여성은 동기생보다 빨리 경위로 임관) 학비도 국가지원이 대부분 줄고...경찰대학의 미래가 위태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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