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파트너 폭력 살인사건"으로 알려진 사건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해 숨진 고(故) 황예진 씨(25)가 폭행을 당할 당시 장면이 담긴 미공개 CCTV 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영상에서는 폭행으로 쓰러져 정신을 잃은 황씨가 남자친구에게 목이 꺾인 채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모습이 담겼는데요. 11월 3일 ‘JTBC 뉴스룸’은 사건 당일 모습이 담긴 37분 분량의 CCTV 영상 전체를 입수해서 이날 공개했습니다. 황씨는 지난 7월 25일 남자친구였던 A씨(31)에게 머리 등 신체를 여러 차례 폭행을 당한 뒤 의식을 잃고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8월 17일 사망했습니다.

CCTV 영상 속에서 엘레베이터에 탄 A씨는 의식을 잃은 황씨의 상체를 두 팔로 끌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황씨의 머리가 앞뒤로 꺾이는 모습드러났으며 끌려다니는 황씨가 지나간 자리에는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습니다.

싸움은 집안에서 먼저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A씨가 자신을 붙잡는 황씨를 침대 위로 밀쳐 넘어뜨리자, 황씨가 맨발로 따라 나와 머리채를 잡았다고합니다. 그뒤 A씨는 황씨를 10번 정도 벽에 밀쳤습니다. 싸우다 바깥 주차장으로 향하는 언덕에서도 A씨의 폭행은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둘이 다시 건물로 돌아왔고 뒤에서 달려온 황씨가 A씨의 머리를 치자 바로 A씨는 황씨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머리를 유리가 있는 쇠프레임에 부딫혔습니다. 이후 황씨가 의식을 잃고 끌려다닌 것입니다. 이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사건을 조사한 검찰은 공소장에 “4차례에 걸친 폭력 행위로 머리뼈와 뇌, 목에 손상을 가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적었습니다. 한편 A씨는 사건 당시 119에 신고를 하면서 자신의 폭행은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기록으로 남아 있는 A씨 신고 음성을 들어보면 A씨는 “머리를 내가 옮기려다가 찧었는데 애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기절했다”고 말했습니다. 황씨 어머니는 “거짓으로 신고해서 우리 아이를 살릴 수 있는 시간을 다 놓쳐버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 마포구 파트너 폭력 살인사건은 8월 황예진씨의 어머니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서 알려졌으며 예진씨의 어머니는 사건을 알리면서 데이트폭력 가중처벌법(파트너폭력 가중처벌법)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후 황예진씨 어머니는 방송뉴스를 통해 딸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는데 이는 파트너 폭력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가해자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A씨는 황씨 ‘상해치사’ 혐의로 지난 9월 구속됐으며 경찰이 사건 발생 직후인 7월 청구했던 ‘상해’ 혐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혐의를 변경해 신청한 두 번째 구속영장이 받아들여졌습니다. 검찰은 한 차례 구속 기간 연장을 거친 끝에 지난달 6일 A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으나, 황씨 유족 측은 입장문을 통해 ‘살인죄 미적용’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유족 측은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구형을 통해 비참하게 죽어간 피해자와 그 유가족들의 사무친 원한과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안동범 부장판사)는 11월 4일 오전 상해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한 공판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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