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날일 5월9일(월) 청와대를 떠나 외부 호텔에서 하룻밤을 지낸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아쉬움의 목소리를 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임기가 시작되는 5월 10일(화) 자정을 기점으로 청와대를 개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문 대통령은 하루 일찍 청와대를 떠나게 된 것입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15일 서면 브리핑한 내용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5월 9일 월요일 오후 집무를 마친 뒤 청와대를 떠나 외부 호텔에서 하루를 보내고 10일인 화요일에 윤 당선인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후 경남 양산의 사저로 이동한다는 계획입니다.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밤을 관저나 사저가 아닌 일반 호텔에서 보내는 일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 전 대통령 중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에 자택이 있어서 임기 마지막 날을 자택에서 보낸 뒤 이튿날 차기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었고, 노태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날 밤까지 청와대에서 보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진중권 동양대 전 교수는 지난 18일 방송된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물러나는 대통령한테 하룻밤 정도는 편의를 봐줄 수 있는 것 아니냐"라며 날 세워 말했습니다.
진중권은 "이해가 안 되는 게 5월 11일 0시면 왜 안 되는 것이냐. 도대체"라며 "왜 그렇게 5월 10일 상징적 효과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는데요. 이어 "자꾸 이상하게 상징 효과에 너무 과도하게 집착하다 보니 무슨 법사님한테 날짜 받아온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라면서 "저도 이런 거 안 믿는데 워낙 이해가 안 된다. 정상 과학으로서는 설명할 수 없는 사태"라고 덧붙였습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남기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는데요. 그는 '문 대통령이 윤 취임식 전날 서울 모처에서 자게 된 사연'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최소한의 상식도, 인간에 대한 예의도 찾아볼 수 없는 윤 당선인에게 잔인함이 느껴진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당시 이명박 당선인의 조치로 취임식 아침에 환송받으며 취임식장으로 떠난 바가 있다"라며 "그것이 상식적인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도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윤 당선인 측은 이와 관련해 청와대 논의 사항일 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결정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법정 시한에 의해 나가시는 건 청와대에서 확인할 일이지 인수위와 협의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